존경하는 한림원 회원 여러분,

그리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여러분,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지난 한 해 과학기술 발전과 나라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3년 한림원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해 한림원의 기초를 다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먼저 한림원의 근간인 ‘우수한 회원’을 선출하기 위한 심사제도를 지금의 높아진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에 맞춰 바꿔가고 있습니다.

저널의 영향력지수(IF)나 저자의 역량지수(H-index) 등 정량적 평가는 지양하고, 후보자의 연구 업적의 우수성과 논문의 독창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습니다.

교신저자 논문 10편 중 5편은 최근 5년 이내 발표한 논문을 포함하도록 하여 활발히 연구 활동을 하는 각 분야의 석학을 선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한림원 회원들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연구의 탁월성을 보여주는 역할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엄정하고 세심하게 선발할 것입니다.

전임 원장님과 선·후배, 동료 과학기술인들의 기여로 세워진 한림원회관이 건립 20년이 지나 노후화됨에 따라 재정비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과학기술인의 사회공헌 활동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간부터 새롭게 조성했으며 이를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사업에 활용하고자 합니다.

또한 지난 한 해는 인구감소시대에 지속적인 과학기술 인재 확보와 양성 방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듣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보았습니다.

이를 위한 우선 과제로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이 과학연구의 순수한 즐거움과 가치를 깨닫고 연구자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인재양성사업을 강화하고, 중·고교 교육 현장과의 교류에 힘썼습니다.

지난 한 해 한림원 기관 운영과 사업 수행에 참여해주시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올해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설립 30주년을 맞이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이립(而立)’, 학문의 기초를 확립하고 뜻을 확고하게 세우는 나이입니다.

한림원 역시 지난 30년 동안 과학기술계 안팎의 지원과 회원들의 헌신으로 탄탄한 토대가 마련된 만큼 이제는 확고한 뜻을 세워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한림원의 가장 큰 뜻은 변함없이 과학기술로 국가와 국민을 이롭게 하는 데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또한 국민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역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과학기술자들의 사회적 책임은 더욱 필수적이며, 특히 과학기술 석학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림원이 과학기술계 리더로서 제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림원은 국가정책 수립에 과학기술 전문가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기반 국가적 현안 해결 및 미래 대응을 위한 정책연구·자문 기능을 강화할 것이며, 정부와 국회 등 수요자 중심의 주제를 발굴하고 전문가들의 중론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것입니다.

아울러 국민들과의 소통은 강화하여 대중의 과학적 소양과 과학 문해력(Science Literacy)를 함양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대중들에게 영향력 있는 매체를 활용하여 고품질 과학콘텐츠를 제공하고, 과학기술 정보와 지식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활동을 강화하겠습니다. 

한림원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진흥을 위한 기관입니다.

한림원장 임기 동안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추진해야 할 다섯 가지 과업을, (1) 숙제와 제약 없는 ‘Free-Brain 연구프로그램’ (2) 가장 창의적 연령의 연구자들이 융합연구에 도전할 수 있는 ‘박사후연구원 PI과제’ (3) 국제적 경쟁력을 유지하는 연구 리더들의 ‘정년 이후 연구과제’ (4)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및 교류 증진의 초석이 될 ‘해외 젊은 과학자 유치 제도’ (5) 과학기술인 사기 진작 및 대국민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과학·산업 역사관 건립’ 등으로 정하고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해도 창의적·융합적 연구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새로운 연구 지원프로그램을 제안하고 국가 과학기술의 미래전략을 제시하는 활동을 폭넓게 펼쳐 재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한림원은 과학기술외교를 통해 한국과학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적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은 반세기 만에 빠른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한림원 역시 한세대 만에 수백 년 전통의 선진국 한림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상에 걸맞게 과학기술 분야 국제교류 증진을 더욱 활성화할 것입니다. 선진국과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제협력과 공동연구를 위한 사업을 전개하고, 개발도상국과 협력해 적극적인 인재 교류를 통한 양국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겠습니다.

특히 2022년 설립한 기초과학네트워킹센터 운영과 2017년 발족한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에 대한 지원을 통해 국내 최우수 과학자들이 조기에 국제적 인지도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서른 살 한림원의 새로운 출발점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을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지난 한 해 한림원에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성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긴 여정에도 함께 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